안녕하세요, 2015 2월 말에 말라위에 도착해 펠로우로서 활동을 시작한 양기선입니다.


도착한 후 2주일 째 적응기간을 가지며 조금씩 일을 배워가고 있는데요,

홈페이지 활성화 프로젝트 차원에서 저의 이야기를 잠깐 나누고자 합니다.^^


 

[ “말라위에 이런 게 있었어?” ]


사실 아프리카 국가는 이번이 처음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진 편견을 거의 그대로 가지고 이 땅에 들어왔습니다

아프리카 하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대륙, 질병과 빈곤이 기승하는 대륙이라는 이미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어요

게다가 늘 세계 최빈국 10위 안에 들어왔던 말라위에 간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극한의 상황을 상상하며 마음을 다잡곤 했습니다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도 살아 돌아와야 해 !” 라며 진심 어린 눈빛을 날리곤 했고요.

 

하지만 시내에 도착한 저는 멍해지고 말았습니다. 살아 돌아가는 게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무지했던 게 문제라는 걸 깨달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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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상상했던 말라위가 아니었습니다. 중앙도로는 잘 닦여 있고, 저녁에는 나름의 교통체증도 연출되고, 부족한 물자가 전혀 없어서 하루에도 여러 번 깜짝 놀랐기 때문입니다. 이마트만큼 거대한 대형마트도 있고, 수영장이 딸린 호텔도 있고, 남아공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수입해 온 제품들도 마트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내륙국인 말라위에 생선과 오징어가 냉동되어 들어오기도 하니

말라위가 세계 최빈국 중 하나라는 지표만 듣고 온 저에게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동시에 현지인들이 나를 필요로 하는가?하는 회의감도 드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 변두리에 있는 사람들 ]


하지만 포장도로를 10분만 더 달리면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로 빠지는 마을길들이 여기저기 나타납니다

이 붉은 흙길을 위태롭게 달리면 기본적인 시설이 없는 말라위의 마을들을 마주합니다. 우기철이라 사람 키만한 옥수수들이 푸르게 서 있고

그 틈 사이로 난 길로 아이들과 어른들이 걸어나오는 모습을 여기저기서 보곤 합니다

우리나라의 옛날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벽돌집은 초가집과 얼추 닮았습니다


조용한 마을에서 놀던 아이들은 외국인인 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제가 손을 흔들면 몸을 움츠리며 함박 미소를 짓곤 합니다

마을에는 집 외에 다른 시설들을 찾아볼 수 없었고, 따가운 햇살만 조용하게 마을을 데우고 있었습니다

별다른 시설을 찾아볼 수 없는 마을이지만 여기서도 해맑게 삶을 영위해나가는 사람들을 보니, 가슴 뭉클하면서도 복잡한 감정이 교차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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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이런 외딴 마을이 나오는 모습에 새삼 놀랐습니다

말라위에서도 잘 사는 사람들은 풍요롭게 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기본적인 혜택조차 누리지 못하는 곳이 아닌가 하는 것이 

지난 2주일 동안 이 나라에서 받은 첫 인상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의 삶을 잣대로 이 사람들을 판단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 곳사람들은 화려한 PC, 달콤한 커피를 파는 카페, 밤을 비추는 형광등이 없어도 행복해 보였거든요

하지만 문제는 가장 기본적인 혜택조차 보장되지 못하는 마을이 너무나 많다는 점입니다

무엇보다도 병원, 보건소의 부족은 마을 사람들의 생사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늘 저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습니다.

 

실제로 우리의 프로젝트 대상지인 치무투 지역에는 약 9만 여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보건소가 단 2개뿐이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외진 곳에 사는 마을 사람들은 아플 때 제대로 진료를 받을 보건소가 없고, 그나마 있는 보건소를 가려면 도로를 따라 3~4시간을 걸어야 합니다

현지 보건소도 기초적인 의료 서비스만을 제공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으려면 도시의 큰 병원으로 가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 앞으로의 1년 동안 ]


보건소 문제 외에도, 말라위에 살면서 부딪히고 배워갈 안타까운 광경들이 참 많을 것 같습니다

동시에 말라위에 이런 게 있었어?” 라며 눈이 휘동그래질 날들도 참 많을 듯 합니다.

 

자동차가 없어 도로를 따라 수 시간을 걸어가는 현지인들을 차창 너머로 보며

그리고 반듯한 집에 넓은 주차장을 가진 주택가를 지나가며 지금도 복잡한 감정을 느끼곤 합니다.


외국인으로서 한국에서 유지하던 삶과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이 곳 사람들에게는 내 생활이 생각하기 힘든 사치가 아닌가 하며 장을 보는 날들도 있고요

그렇다고 해서 현지인들에게 무계획적으로 돈이나 음식을 나누어주면 오히려 이 사람들에게 해가 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결국은 장기적인 시각으로 프로젝트 말라위에 집중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고는 잠자리에 들곤 합니다.

 

그래도 마음이 편치 않은 게 사실이에요

앞으로 남은 1, 이 곳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주체적으로 갖추게 하기 위해 

우리가 어떠한 마중물이 되어야 할지를 고민하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하며, 글을 마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앞으로 자주자주 포스팅이 올라갈 예정이니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