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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아프리카인을 괴롭히는 에이즈는 어떤 경로를 통해 감염될까? 조사에 따르면 ‘수직감염’이 가장 큰 이유이고 두 번째는 이른바 ‘슈거 대디(sugar daddy)’라는 아프리카판 원조교제다. 수직감염이란 생후에 다른 환자로부터 감염된 게 아니고 에이즈 환자인 어머니로부터 체내에서 태아상태에서 감염된 것이다.

2000년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세계 에이즈 총회에서 11살의 어린 소녀 환자 은코시 존슨의 호소는 당시 세계를 울렸다. 이날 회의에서 남아공의 타보 음베키 대통령은 아프리카에서의 에이즈 척결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나 콘돔 사용이 유일하게 효과있는 예방책이라고 말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모자 수직감염 환자인 은코시의 호소는 너무도 절절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정부가 에이즈에 감염된 엄마들에게 AZT(에이즈 치료제)를 주어서 아기들에게도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는 것을 도왔으면 좋겠어요. 아기들은 매우 빨리 죽는데, 난 내 옆 병상이 있던 미키를 알아요. 숨도 못 쉴 정도로 아파하다 결국 죽고 말았어요. 정말로 귀엽고 작은 아기였어요. 난 아기들이 죽는 걸 바라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꼭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08년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43만명의 아기들 가운데 90%가 수직감염 환자였다. 감염된 아이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절반 이상이 두 살 되기 전에 숨진다. 은코시는 다행히 치료센터에서 살았던 덕분에 2살을 넘길 수 있었지만 결국 12살에 죽었다.

또 다른 문제인 슈거 대디는 남부 아프리카에서 10대 소녀들에게 ‘사탕과 같이 달콤한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는 중년의 남성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들은 에이즈 환자가 대부분인데 다수의 소녀들과 성관계를 맺기 때문에 에이즈 전파에 핵심적 매개자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이렇게 감염된 소녀들은 커서 결혼 후 남편에게 다시 바이러스를 옮기고, 이 남편들은 다시 슈거 대디가 되어 어린 소녀들을 감염시키는 끔찍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10대 소녀들이 원조교제에 나서는 이유는 당연히 가난 때문이다. 놀랍게도 소녀들은 학비나 교복값을 벌기 위해 한국돈으로 1000원 내외의 헐값에 몸을 팔고 있다. 그렇다면 원조교제 해결책은 없을까? 교육도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이들을 슈거 대디의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가난을 극복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들은 2006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의 활동을 벤치마킹 중이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담보없이 아주 작은 규모의 돈을 빌려주는 소액대출(Microfinance)제도를 고안하여 수많은 빈민들의 경제적 자활을 도왔다. 방글라데시의 경우처럼 가난한 10대 소녀와 이들을 자녀로 두고 있는 가장들에게 소액의 돈을 빌려주어 그들이 자립하도록 돕거나 일자리를 주어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소득을 창출해나갈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우리 한국인에게는 적은 돈이지만 1만원은 말라위 10대 소녀에게 교복을 사줄 수 있고, 5만원이면 이들이 1년간 학교를 걱정없이 다닐 수 있게 한다. 말라위 아니, 아프리카의 모든 소녀들이 슈거 대디로부터 안전해질 때까지 우리의 ‘작은 관심’들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