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는 개도국의 개발 문제를 주요 의제로 설정하고, 개발의제 실천프로그램으로 3억 아프리카 문맹퇴치와 지역개발을 돕기 위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불과 60년 전 만해도 해외 원조로 살아가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발전했다. 아프리카 곳곳에서는 우리나라 봉사단체들이 기아와 질병에 허덕이는 현지인들을 돕고,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원조하고 있다. 특히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는 가뭄과 내전 이상으로 아프리카를 위협하고 있다. (사)아프리카미래재단은 지난해부터 3년 예정으로 외교통상부 빈곤퇴치기금의 지원을 받아 ‘AIDS 퇴치 프로젝트 말라위(project-malawi.org)’ 사업을 시행 중이다. 현지에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의 편지를 통해 지금 아프리카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우리는 지난해 말부터 말라위의 대양누가병원을 기반으로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에이즈 예방사업과 모자보건 사업을 실시 중이다. 말라위는 아프리카 동남부에 위치한 내륙국으로 1인당 국민소득 859달러인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가난한 국가다. 우리가 활동 중인 치무투와 치투쿠라는 수도 릴롱궤에서 차로 약 40분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인구 12만명의 극빈 농촌지역이다. 

잘 알려져 있지만 아프리카는 에이즈의 온상으로 치부된다. 특히 아프리카 남부 국가의 에이즈 감염률은 매우 심각해 이 지역 HIV 감염자 약 2250만명은 전 세계 감염자의 68.2%를 차지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15~49세 이상 성인의 HIV 감염률이 10%가 넘는 9개국 모두가 남부 아프리카에 있다. 따라서 아프리카 구호활동의 핵심은 에이즈 퇴치 사업일 수밖에 없다.

 요즈음 아프리카는 에이즈를 예방한다는 고래사냥 열풍이다. 그 이유는 포경수술이 HIV 감염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포경수술의 에이즈 예방효과는 설로만 분분하다 최근에야 의학적으로 입증됐다. 저명한 의학 저널인 ‘란셋(Lancet)’에 2007년 발표된 ‘포경수술의 효과’에 대한 두 편의 논문은 의학계를 충격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 논문에 따르면 포경수술 후 2년 동안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을 50%나 줄일 수 있다. 이 연구는 그 동안 의학계가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사하라 이남 국가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에이즈가 창궐하게 된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 

말라위는 인구 1400만명 중 무려 10% 이상이 에이즈 환자다. 우리는 포경수술을 받기 원하는 이 지역 청소년 6000명에게 수술을 해주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한국과 말라위 정부의 후원 하에 시행할 이 프로젝트는 대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포경수술을 실시하는 말라위 최초의 시도다. 하지만 포경 수술이 간단한 것이긴 하지만 이 프로젝트에는 많은 어려움이 산적해있다.

첫 장애물은 수술할 의사와 의료시설을 찾는 일이다. 말라위에는 현지인 의사가 300여명에 불과하다. 이는 인구 4만6000명당 의사가 1명인 셈으로 인구 500명당 의사가 1명씩인 한국의 경우와 비교해보면 의료 인프라의 열악함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의료시설도 열악해 한국인이 세운 대양누가병원을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난관은 포경수술에 대한 현지인들의 미신과 오해였다. 대부분이 기독교인인 현지인들은 포경수술은 이슬람교도들만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심지어 포경수술을 하면 자신이 기독교에서 이슬람교로 개종하게 되는 것이라 여기는 학생들도 있다. 또 청소년들을 병원으로 운송할 교통수단이 극히 부족한 점도 안타깝다. 

요즘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니버스를 구하려 동분서주 중이다. 1인당 3만원 정도인 수술비와 미니버스 구입을 지원해줄 후원자와 현지에 와서 도움을 줄 자원봉사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에이즈 퇴치를 위한 ‘작은 운동’의 시작인 셈이다.